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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A

캬베츠 <그 알을 넣지 마세요>




숨이 빠져나간 자리에 물이 들어찼다. 코와 입으로 무자비하게 들이닥치는 물 때문에 발버둥 치는데도

그, 에퀘스는 그저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다. “에퀘스…… 살려……살려 줘.” 들릴 리 없는 애원의 목소리가 그를 향했다. 에퀘스가 손을 뻗어왔다. 나는 그것이 지푸라기라도 되는 양 그 손에 매달렸다. 그가 나를 데리고 물 위로 올라가 줬으면 했다. 하나, 에퀘스는 그저 나를 끌어안고 있을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물에 빠져 죽고 말 것이다. 극심한 공포에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더욱 숨이 막혔다. ‘에퀘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마음속으로 그의 이름을 애처롭게 부르는 것밖에 없었다. 몇 번이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얼마나 지났을까, 자꾸만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줄까…….] ‘응…… 제발, 제발 부탁이야.’ [그럼 내 알을 낳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하는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알을 낳으라니. 나는 인간이다. 그런데 어떻게……. [네가 허락하면 네 안에 내 알을 넣을 거야.] 내 안에…… 에퀘스의 알을……. ‘하지만 나는 사람…… 남자……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나는 처음 본 순간 너로 정했다. 너여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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