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인형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아, 아, 거리며 입을 오물거리더니 이내 그의 입이 부자연스럽게 열렸다. “아…, 음.” “…….” “선생님이 그랬잖아요.” …세상에, 말도 한다. 두려움을 숨기지 못한 나는 내게 말하는 인형을 보며 뒷걸음질 쳤다. 인형은 내 쪽으로 또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순간의 공포는 차라리 정신을 잃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제 마음이 따뜻하다고.” 언제…?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인형과 대화를 할 정도로 정신이 이상하지는 않다고. 외로움에는 인이 박였다 한들, 인형에게 정을 줄 정도로 그렇게 망가지지는 않았다. 아니, 망가진 건가? 스스로 움직이고 말을 하는 인형이라니. 그래, 이딴 헛것을 볼 정도면 나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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