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목숨
최고야|로맨티카
죽음을 목전에 둔 그를 위해, 내 전부를 걸고 계약했다.
그런데 전부를 걸고 살려낸 이는 은재가 알던 주혁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악마였다.
“다정하게 안아주길 원해?”
“그런데, 어떡하지? 이제 내가 너한테 줄 수 있는 건 굴욕뿐인데.”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기은재,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나쁜 결심을 하는데…….
***
믿기지 않는 현실에 은재는 얼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건, 주혁 씨가 아니야…….”
“은재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은재는 탁한 눈을 들어 올렸다.
희뿌연 시야 너머로 사랑해 마지않았던 주혁이 어렴풋이 보였다.
이 모든 게 꿈이면 좋을 텐데, 입술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눈물과 알싸한 감각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분명하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은재는 눈물과 호흡을 함께 삼키며 숨죽여 울었다.
그래도 주혁은 멈추지 않았다.
“너”
“…….”
“참 재미없다.”
그 냉정한 한마디가 은재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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