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제게 맡겨 주세요.” 한순간에 사라진 규하가 수열의 앞에 나타났다. 제 발로 나타난 규하를 보니 당장이라도 곁에 두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걸 순순히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 지난 시간 규하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도와주세요. 저한테 이번 일이 꼭 필요해요.” 간절한 규하의 음성에도 수열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차라리 그때 그녀와 결혼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우리가 인연이라면 또 보지 않겠습니까.” 본심과 다른 말이 튀어나왔지만, 이제 두 번은 없다. 그녀를 놓치는 건 한 번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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