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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자 시온은 기다렸다는 듯 라파엘의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산소를 들이마시듯 어깨에 코를 묻고 깊게 숨을 쉬었다. 라파엘은 그의 넓은 등을 토닥였다. “보고 싶었어. 당신의 향기가 그리웠어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시온.” “그런데 라파엘, 지금…….” 시온이 끌어안고 있던 라파엘을 조금 떨어트리며 말했다. 그는 지금 라파엘의 행색을 훑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내리던 눈이 방 안을 훑었다. 순간적으로 잠시 스친 눈빛은 날카로웠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는 다시 부드럽게 웃으며 라파엘을 응시했다. “혹시, 뭔갈 하고 있었나요?” “아, 그게……!” 라파엘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행색을 깨달았다. 하얀 잠옷의 상의는 단추가 다 풀어져 어깨가 드러나 있었고, 하루종일 열병처럼 그를 괴롭혔던 배 속의 열기 탓에 양 뺨과 눈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항상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던 금색 머리칼은 평소와는 달리 부스스하게 헝클어져 있었다. “아, 흐읏……!” 시온을 달래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잊고 있었다. 의식하자 저를 괴롭히던 열기가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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